폐로 산소를 깊이 받아들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단전으로 기운을 받아들여 기운이 온몸으로 순환하도록 해야 합니다. 좋은 숨쉬기란 결국 온몸으로 숨을 쉬면서 깊고 풍부하게 산소를 받아들이고, 호흡에 의식을 집중하여 의식을 따라 생기가 활발하게 들어오는 호흡을 말합니다. 산소와 생기가 온몸 구석구석까지 순환해야 몸이 활기차고 건강할 수 있습니다.

폐로 받아들인 산소는 대사작용을 통해 에너지를 생성하고, 단전으로 받아들인 기운은 활력과 정신작용을 가능하게 합니다. 외기로부터 받아들인 기운이 몸에서  작용하면 ‘생명력’이라 하고, ‘생기’라 합니다. 이러한 기운을 ‘천지기운’이라고 하고, ‘우주의 기운’이라 하는데, 몸에서는 ‘생기’라 하고, 보통은 그냥 ‘기’라고 말합니다.

1) 단전이란

물질적인 산소호흡은 물리적인 공간이 필요합니다. 산소를 받아들이는 통로를 우리는 호흡기관이라 하고, 폐를 비롯한 기관지와 혈관을 말합니다.

비물질적인 기운을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비물질적인 보이지 않는 통로가 필요합니다. 폐와 같은 역활을 하는 곳이 단전이고, 혈관과 같은 통로를 기맥이라 합니다. 기맥을 경락이라 하고 기경팔맥과 12경맥이 있습니다.

우리가 단전호흡이라는 말을 사용하고 있지만, 폐로 산소를 받아들이 듯이 단전으로 기운을 받아들이지 않는 사람은 없습니다. 하지만, 일반인이 그냥 숨 쉬는 것을 단전호흡이라고 하지는 않습니다. 단전호흡이라 특별히 이름한 이유는, 공부하는데 어떤 특정한 호흡이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단전호흡이란, 단전이 있는 아랫배까지 기운이 내려올 수 있도록 하는 깊은 숨쉬기를 말합니다. 숨을 깊이 쉬라고 하는 것은 결국, 몸을 펴고 열어 근골을 이완하여 숨이 제자리를 찾아 깊숙이 가라앉도록 하라는 뜻이고, 의식의 집중을 통해 기운을 받아들이라는 의미입니다.

3) 단전호흡을 하는 이유

단전호흡을 하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를 들 수 있습니다.

첫째는 기운의 향상
둘째는 의식의 확장
셋째는 기쁘고 즐거운 삶

기운을 향상한다는 말은 단화기를 형성한다는 말로서 이를 보통은 ‘단’ 이라 합니다. 단화기를 온몸으로 순환하고 근골을 바로잡으며 질병을 치유하거나 극치적인 체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단전호흡합니다.

우리 몸이 요구하는 만큼 원활하게 산소와 기운이 들고나는 호흡은 어떤 호흡일까요? 왜 몸에 필요한 만큼의 숨쉬기가 이루어지지 않게 되었을까요?
몸의 경직과 의식의 흐트러짐은 숨을 죽이는 호흡입니다. 몸이 경직된다는 것은 자세가 바르지 않거나 긴장으로 움츠러들었다는 뜻입니다. 스트레스와 생활습관이 원인일 경우가 많습니다. 의식이 흐트러진다는 것은 생각과 마음이 번잡하여 깨어있지 못하고 혼란스럽다는 뜻입니다.

단전호흡의 조건

단전호흡이 산소와 기운의 조화를 이루며 몸의 건강뿐 아니라,  깨어나는 공부가 되려면 어떻게 호흡을 해야 할까요?

첫째, 자연스러운 숨: 자연호흡
둘째, 아랫배 숨쉬기: 단전 심호흡
셋째, 바라보기: 집중하는 호흡

이 세사지 조건을 충족하는 숨쉬기를 단전호흡이라 합니다.

1) 자연호흡

숨을 쉰다고 우리는 말합니다. 이 말은 숨을 인위적으로 조작하지 않아야 한다는 뜻입니다. 단전호흡이라고 달라져야 할 이유는 없습니다. 숨을 인위적으로 조절하며 오랜 시간 고요함을 유지할 수는 없습니다. 그리고 인위적인 숨은 자칫 긴장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일반인은 보통 육체적 건강을 회복하기 위해 수련하고 스트레스, 불면증, 우울증, 그리고 불안증과 공황장애 등의 심리적 질환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단전호흡합니다. 그래서 하루에 30분에서 60분 정도 수련하며 건강을 회복할 수 있습니다. 수련할 때는 굳이 자연호흡하지 않아도 상관이 없습니다.

하지만 온전한 몰입에서 고요함을 유지해야 하는 공부법에서는 자연스럽게 호흡해야 합니다. 이것이 진정한 숨쉬기입니다.

2) 단전 심호흡

숨은 호흡기관인 폐를 이용해서 하는 것이 맞지만, 모태 속의 태아는 폐를 이용하지 않고도 호흡합니다. 산소는 엄마와 연결된 혈관을 통해 공급받지만, 생명력인 생기는 아랫배를 움직이며 스스로 받아들입니다. 이것이 태식호흡이며 단전호흡이라 할 수 있습니다.

단전호흡이란 아랫배 단전으로 호흡한다는 뜻이고, 이는 생기호흡을 의미합니다. 단전호흡하면 숨이 깊어집니다. 숨이 깊다는 말은 숨의 길이나 폐활량을 뜻하는 말이 아닙니다. 의식이 아랫배에 머물면서 숨이 아랫배까지 깊게 내려온다는 말입니다. 몸의 이완과 생각과 마음이 사라져야 깊게 숨을 쉴 수 있습니다. 그래서 숨에 의식을 집중합니다.

3) 집중하는 호흡

숨쉬기가 자연스럽고 아랫배까지 숨이 깊게 내려가려면, 몸을 이완할 수 있어야 하고 생각과 마음이 일어나지 않아야 합니다. 그런데 현대인은 그렇게 살고 있지 않습니다. 생각하기에 인간이다. 마음을 추스르고 마음을 강하게 해야 한다고 늘 들어왔습니다. 그래서 그런가요? 가만히 있으면 온갖 망상과 수많은 잡념이 머리를 어지럽힙니다. 과거의 생각으로 후회하게 되고, 미래가 두려움으로 다가옵니다. 이것이 사람을 힘들게 하는 이유고 괴로움이 생겨나는 원인입니다. 지금 여기에 온전히 집중하다 보면, 생각과 마음이 사라지면서 몸도 이완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호흡에 의식을 집중하는 이유입니다.

의식을 깨운다는 말은 알아차림이 세밀하여 의식의 흐름이 선명해진다는 뜻이고, 의식을 열어간다는 말은 의식이 또렷해지면서 의식의 폭이 넓어지고 깊어진다는 뜻입니다. 이는 현재의식과 잠재의식은 물론 외부에서 내부로, 내면에서 우주로, 표층에서 심층으로, 심층에서 존재로 인식의 범위가 열려 확장되어 간다는 말입니다. 이것이 의식을 깨우고 열어가는 수행입니다. 이것이 호흡명상의 방법입니다. 이것이 단전호흡입니다.

단전호흡 방법은 위에서 언급한 세 가지 조건에 맞는 숨쉬기의 실천입니다. 자연호흡이어야 하고, 단전 심호흡이어야 하며, 집중하는 호흡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자연호흡하되 들고나는 숨에 의식을 집중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숨이 아랫배까지 내려오며 심호흡이 됩니다. 심호흡이란 긴 호흡의 길이를 뜻하는 말이 아니라, 의식의 깊이를 뜻합니다. 이는 자연호흡에 의식을 집중하면 생각과 마음이 사라지며 고요한 상태에 이르고, 이때 숨이 아랫배까지 깊게 들어오는 것을 뜻하는 말입니다.

집중하다보면 이완할 수 있고, 집중을 너머서는 몰입지경에 이를 수 있습니다. 이 몰입상태에서 고요함을 지속할 수 있으면, 환하게 밝아옵니다. 무엇이 밝아오는 걸까요? 의식이 확장되면서 의식이 환하게 밝아오고, 밝은 의식으로 깨어날 수 있습니다. 이것이 단전호흡하는 본래의 목적입니다. 하지만 단전호흡은 ‘단화기’를 이루고, 단화기를 순환하고 소통하기 위한 목적도 있습니다. 단화기를 그냥 ‘단’이라 부르기도 합니다.

단전호흡한다는 의미는 공기호흡뿐 아니라 생기호흡을 병행한다는 뜻입니다. 공기의 흐름이 아니라, 기운의 흐름을 느끼며 호흡합니다. 선골 중심부와 단전, 그리고 관원을 일직선으로 하는 가상의 터널을 설정하고 이곳으로 기운이 드나드는 걸 느끼면서 호흡하기에 단전호흡이라 합니다. 이 방법이 가장 쉽고 단순한 방법이라서 처음부터 이렇게 호흡합니다. 이것이 단전호흡하는 방법입니다.

숨에 의식이 녹아들어 정신이 통일되면 기운이 모이면서 열기가 발생하고, 의식이 고요하면 숨도 따라 깊고 고요한 숨쉬기가 되면서 단침이 나옵니다. 고요하면 밝아 오고, 밝으면 깨어날 수 있습니다. 깊으면 흐르고, 흐르면 비워질 수 있습니다. 비워야 열 수 있고, 열어야 닿을 수 있습니다. 어디에 닿나요? 심층의식에 닿고, 우주의식에 닿고, 나의 근원에 닿고, 존재에 다다를 수 있습니다.

고요하고 고요한 가운데 맑고 밝게 깨어나니 ‘적적성성’이라 하고, 깊고 깊은 가운데 고요하고 고요한 가운데 깨어나니 밝아서 ‘지혜’라 합니다.

맑고 밝은 가운데 환하게 열리니, 없는 듯 하지만 또렷하고, 있는 듯 하여도 텅 비어서, 있고 없고를 떠났으니 ‘진공묘유’라 합니다.

밝게 깨어나 열고 보니 내 안에 온 세상이 가득하고, 세상에 나와 둘러보니 온 세상에 내가 가득하여라. 이걸 ‘하나’라 하고, ‘일체’라 합니다.

이것이 진정한 단전호흡이고, 호흡명상이며, 선도의 수도법입니다. 무엇보다 깨어나는 삶이 가능하도록 하는 지혜의 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