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다 : 근원적이고 철학적인 사유

보다의 의미와 창조의 원리

 

우리는 ‘보다’라는 말을 참 많이 사용합니다. 특히 우리말에는 이 ‘보다’라는 단어가 참 많습니다. 먹어보다. 만져보다. 느껴보다. 바라보다. 들어보다. 입어보다. 해보다. 새겨보다. 생각해보다. 타보다. 나누어보다. 일일이 거론하지 않더라도 수많은 ‘보다’를 우리가 사용하고 있습니다. 왜 우리는 이렇게 ‘보다’라는 말을 많이 쓰고 있을까요?

 

1) 보다는 경험

‘보다’라는 말에는 경험한다는 뜻이 내포되어 있고, 없는 세계를 드러내도록 한다는 큰 의미가 있습니다. 근원적이고 존재론적이며 철학적인 명제로서 많은 뜻을 지닌 말이라 할 수 있습니다. ‘보다’라는 이 말이 무슨 뜻일까요?

 

2) 보다는 창조

보다의 가장 큰 의미는 없는 것을 가능하도록 한다는 뜻입니다. 사실 볼 수 있는 세상이란 존재하지 않습니다. 존재하지 않는 세계에서 삶이라는 경험을 통해 생존을 가능하게 할 수 있는 것은, 바로 봄을 통해 경험이 가능하기 때문은 아닐까요? 여러 번 거듭 말해왔지만, 근원적인 세계에 존재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이 아무것도 없는 세계에서 뭔가가 가능하도록 하는 것은, 볼 수 있기에 세상도, 경험도 가능하다 여깁니다.

 

3) 창조와 경험

없는 것을 왜 있도록 해야 할까요? 왜 그런 짓을 해야지요? 경험만이 우리가 존재할 수 있는 방식이기 때문입니다. 경험하려면, 무언가 있어야 하고, 무엇이 일어나야 하며, 이를 의식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를 기억하면서 스스로 존재한다고 믿고 받아들여야 합니다.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하는 의식적인 활동이 바로 ‘보다’입니다. 이것이 ‘보다’의 진정한 의미가 아닐까요?

생각을 볼 수 있나요? 들음을 어떻게 볼 수 있죠? 만지면 되는데, 만지며 왜 봐야 하는 걸까요? 느끼면 되는데, 왜 느끼며 봐야 하지요? ‘보다’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면 그게 무슨 말인지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보다’라는 이 말은 바로 창조의 의미를 뜻하는 말이기 때문입니다. 바라보다는 세상이 드러나도록 원하며 보다의 뜻이며, 들어보다는 세상이 들어오도록 보다는 의미잖아요, 느껴보다는 의식으로 느끼며 보다는 뜻이고, 알아차려보다는 그 속에 들어가서 깨어나 인식하며 보라는 의미잖아요.

​그런데 들여다봐도 아무 것도 안 보이는데요? 하고 반문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들어오도록 보는데 어찌 들어오지 않을 수가 있지요? 꼭 눈을 뜨고 보는 것만이 보는 것인가요? 물론 공부하다 보면 구화경이 나타나면서 훤하게 다 보일 때도 많지만, 그건 조금도 중요하지 않습니다. 내가 보면 세상은 드러나게 되어있고, 내가 원하면 세계는 내 안으로 들어옵니다. 이러한 세계를 이해하지 못하면, 공부가 참 힘들어집니다. 그래서 어느 정도는 선배의 도움을 받기도 하지요. 하지만 하다 보면 스스로 이해하게 됩니다. 이게 공부의 의미잖아요. 공부란 하늘과 땅을 연결하며 근원으로부터 우뚝 솟아 오른다는 의미입니다. 하늘과 땅이 따로 있나요? 솟아 오를 수 없는 세계인데 솟아 오른다는 의미가 무엇일까요?

 

4) 볼 수 있는 세계와 볼 수 없는 세계

무엇을 본다와 못 본다로 나눈다는 것은 별 의미가 없을 수도 있지만, 좀 더 이해하기 위해 둘로 나누어 보겠습니다. 우리는 눈을 통해서 볼 수 있는 세계를 드러내고, 또 의식을 통해서 볼 수 없는 세계까지 의식하며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눈을 통해서 볼 수 있는 것은 형태로 받아들여 보고, 눈이 아니라 의식으로 볼 수 있는 것은 상징으로 느끼며 알아차립니다. 내가 무엇을 상상하든, 그것은 형태 아니면 상징으로 이미 나의 내부로부터 이미 존재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5) 숨을 바라 보다

우리가 선도를 공부할 때, 들고나는 숨을 바라보고 느껴가며 알아차리라 합니다. 무슨 공부든 다 마찬가지겠지만, 화두를 들고 공부하든, 신을 받아들이며 공부하든, 만트라를 외며 공부하든, 모든 공부는 집중하는 그 대상을 바라보고 느끼며 알아차리면서 하나 되는 몰입으로 들어갑니다. 왜 그럴까요? 왜 보라 하는 것일까요? 왜 하나가 되라는 것이지요?

​고요하고 고요하되, 맑고 밝게 열고 깨어나며, 깨어나서 바로 보기 위해서지요. 뭘 봐요? 나를! 왜 나를 봐야 하지요? 내가 모든 것을 만들어내며 경험하는 주인공이기 때문이 아닌가요? 경험을 통해 뭘 하려는 걸꺼요? 이 문제만큼은 여러분 각자 스스로 찾아야 하겠지요.

‘보다’라는 이 한마디 말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으로도 우리는 이해할 수 있습니다. 우리의 선조들은 공부를 참 좋아하는 민족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하나’나 ‘하늘’이라는 말이 나를 의미하는 뜻으로 이해할 줄 아는 민족은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이런 말은 수도를 하거나 근원적인 공부를 통해서 밝혀낼 수 있는 지혜이기 때문입니다.

This Post Has 3 Comments

  1. Steve Turp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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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청솔

    새롭게 블로그에 글을 쓰시는 분 같은데, 국선도 하시는 분이 글을 참 잘 쓰시네요.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1. 관리자

      반갑습니다.
      아직은 공사 중이라서 어설프네요.
      칭찬은 사람을 춤추게 하나봅니다.
      자주 찾아 주세요.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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